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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체력이 가장 좋을 때 중요한 결정을 하라 조회수 62
[김경일 교수. 심리학과] 몇 년 전 크게 인기를 끈 TV 드라마 `미생`. 웹툰을 각색해 제작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이 드라마는 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극중 주요 인물들이 모두 직장인들이고 따라서 업무와 조직생활에 참으로 공감 가는 대목들이 많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심리학자, 그것도 생각의 작동방식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들이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관찰하고 있는 중요한 내용을 적시하고 있는 대사가 있다. 극 중에서 주인공인 장그래가 어린 시절 바둑기사로 활동할 때 그의 스승이 들려주는 말이다.대국 막판에 자주 무너지는 장그래에게 스승이 이렇게 강조한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 거의 모든 심리학자들은 아마도 이 말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정확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체력이 떨어진 사람은 정신적인 일에서도 마찬가지의 저하를 그만큼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나 많은 정신력을 소모하는 `결정`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전 칼럼들에서도 수차례 언급했듯이 결정은 가장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정신적 작업이다. 그래서 체력이 떨어진 시점에는 결정이 잘 내려지지 않고, 혹은 최악의 결정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조너선 레바브 교수 연구진이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판사들의 가석방 심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체력이 온전한 이른 오전의 가석방 비율이 65%로 가장 높았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인 오전 11시~낮 12시(점심 식사 직전) 구간에는 15~20%로 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게다가 휴식 직전에는 거의 0%에 가까운 가석방 심사 결과가 나왔다. 가석방을 시키는 것이 결정이고, 불가는 결국 기본값 혹은 초기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니 체력이 떨어진 사람은 육체만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도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결정하게 만드는 것을 포함해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 상대방의 체력적인 상태부터 확인하라고 꼭 당부한다. (하략)2019년 6월 13일 매일경제 기사원문
[칼럼] 굶주린 인간 세포의 생존본능 조회수 50
[김홍표 교수, 약학대학]정치적 주장이나 종교적인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간혹 사람들은 단식을 한다. 한두 끼는 몰라도 나는 여러 날 굶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젊은 날 나는 단식을 하던 빙장 어른 앞에서 회 한 접시에 두 병의 소주를 꿀꺽 한 ‘인정머리 없는’ 짓을 자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분은 나중에 ‘맛있게 먹기 위해’ 지금 단식을 하노라고 말씀하셨다. 매우 흥미로운 얘기였지만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지내다 나중에 미국에서 실험하는 도중에 그 말을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우연히 찾아왔다. 아마 2005년이었을 게다. 누구라도 그렇듯 실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진행된 최신의 연구 결과물을 열심히 찾아다닌다. 인터넷을 통해 새롭게 발표된 논문을 읽는 게 주된 일과가 된 것이다. 어쨌든 그때 읽었던 논문은 24시간 동안 굶은 섬유아세포에 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것은 생명의 역사 내내 배불리 먹은 경험이 없기에 동물들이 굶는 일에 잘 적응되어 있다는 따위의 슬픈 사연은 아니었다. 대신 배양액에 혈청이 없어 굶주린 세포 표면에서 안테나 같은 뭔가가 돌출된다는 내용이었다. 돌출된 세포 소기관은 흔히 섬모(cilia, 纖毛)라고 불린다. 보통 이 소기관은 노잡이처럼 단세포인 짚신벌레를 움직이게도 하지만 기도(氣道)의 상피처럼 고정된 세포에서는 먼지나 세균을 붙잡은 점액을 목 밖으로 밀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당시 <최신 생물학>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이 사용한 세포는 섬모를 써서 움직이는 능력은 없었다. (하략)2019년 6월 12일 경향신문 기사원문
[칼럼] 셀피 찍는 사람 조회수 75
[노명우 교수, 사회학과]“한마디로 완벽하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흠이라곤 찾을 수 없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 그 사람에게 키스하려던 순간 깨달았다. 완벽한 그 사람이 연못 표면에 반사된 자신이었음을. 그의 이름은 나르키소스다. 한 시인이 우물에 비친 자기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시인은 돌연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 심정을 이렇게 시로 표현했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그는 시인 윤동주다. 어떤 화가는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또 그렸다. 22살에 자신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해서 63살이 될 때까지 그렸다. 그는 자화상으로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것이다. 그가 남긴 자화상은 무려 100점이 넘는다. 그 사람은 렘브란트다. 퓨 리서치가 2019년 세계 27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능 중 사랑받기로는 셀피(selfie), 즉 셀카 찍기가 으뜸이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셀피를 찍는 데 1주일에 평균 1시간을 소비한다고 한다. 이 추세라면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한 명당 2만5700개의 셀피를 찍을 거라 한다.(하략)2019년 6월 4일 경향신문 기사원문
[칼럼] 이용자 신뢰가 안전한 사이버세상 만든다 조회수 122
[박춘식 교수, 사이버보안학과]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있음에도 개인정보 유출은 끊임없이 반복되며, 프라이버시 문제 또한 계속해서 반복 확대되고 있다.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시대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국가의 대표적인 리스크가 될 것이며 더욱 심각하고 더욱 공포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여러 번 주장하여 왔다.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톱 5에도 개인정보 유출이 랭크되고 있을 정도로 CCTV, 드론,빅 데이터나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등의 기술 발전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는 사이버 세상에 대한 위협은 물론이고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정보 관련 규제 철폐만이 능사인 냥, 그리고 규제만 철폐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기업의 성공과 글로벌 경쟁력은 저절로 확보될 것처럼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과연 규제는 무조건 나쁘며 오로지 철폐의 대상만 되어야만 하는가. 규제를 뛰어 넘는, 처음부터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규제를 기본적인 기능이나 서비스로 생각하거나 다른 기업이나 다른 국가와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생각할 수는 없는 것 일까.(하략)2019년 5월 28일 디지털타임스 기사원문
[시론] ‘미-중 전략경쟁’ 새 변수 맞은 외교안보정책 조회수 143
[김흥규, 정치외교학과 교수/중국정책연구소 소장]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그 짧은 기간 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발생했다. 정권 출범 시 가장 당면한 문제는 대북관계였다. 당시 최고조에 달했던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과 전쟁 가능성을 어떻게든 방지하고자 했다. 문 정부는 대화와 외교에 기반하여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고, 남북한이 공존, 공영, 평화를 통해 통일로 이르는 길을 추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평화 추진 정책을 담보하기 위한 국방개혁을 단행해 전시작전권 전환을 추진하고 북한의 대량살상 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의 국방 역량을 갖추고자 했다. 아직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 미국과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이러한 역량 제고를 위해 막대한 의의를 지닌다.다음 과제는 우리의 외교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강의 원칙에 기초해 보다 주도적인 주변 4강 외교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전임 정부에서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해 중국과 대립하고, 대일 위안부 문제를 일방통행식으로 합의하여 국내적 반발이 크게 고조된 상황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 플러스 책임공동체(후에 신북방+신남방 정책으로 분화)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외교 공간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다. 주변 4강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우호·협력적 관계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다.(하략)2019년 5월 27일 한겨레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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